안녕하세요. 대한의사협회·네이버 지식iN 상담의사 최율 입니다.

32세 남성으로, 최근 4박 5일 제주도 여행 이후부터 엄지발가락 끝이 동상처럼 감각이 둔해진 느낌이 지속되고 있다는 말씀 잘 들었습니다. 말초신경검사와 허리 검사를 시행했으며, 말초신경에는 특이소견이 없고 허리는 약간 간격이 벌어진 정도라는 진단을 받으셨다고 하셨네요. 현재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하고 있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걱정이 많으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선 엄지발가락 끝의 감각은 일반적으로 허리의 5번 요추(L5) 신경근이 지배합니다. 허리에서 간격이 벌어졌다는 표현(보통은 허리 뼈 간격이 좁아졌다고 표현합니다.)은 추간판(디스크)의 수분 감소나 경미한 퇴행 변화일 가능성이 있으며, 감각신경만 국소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해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디스크가 신경을 강하게 누르지 않더라도 가벼운 신경 자극만으로도 감각 이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제주도 여행 중 오랜 시간 걷기,좋지 않은 신발 착용 등이 있었다면 발끝으로 가는 말초신경 가지가 일시적으로 눌리거나 자극되었을 가능성도 고려됩니다. 특히 엄지발가락의 말단 감각은 비골신경의 가장 끝가지가 담당하는데, 이 부위는 신발 압박등에 민감할 수 있습니다.

심비골신경 : 엄지발가락과 둘째 발가락 사이의 발등 피부 감각을 담당합니다. 이 신경은 발목을 위로 들어 올리는 근육과 발가락을 펴는 근육의 운동 기능도 담당합니다.

천비골신경 : 엄지발가락을 포함한 발등의 대부분과 종아리 바깥쪽의 감각을 담당합니다. 이 신경은 발을 바깥쪽으로 움직이는 근육의 운동 기능도 담당합니다.

내측 족저 신경 : 주로 발바닥의 엄지발가락부터 셋째 발가락의 안쪽까지의 감각을 담당합니다.

말초신경 검사에서 이상이 없었다고 하셨지만, 경미한 압박성 신경병증이나 말단 신경 손상은 정밀검사에서도 간과될 수 있으며, 증상은 몇 주에서 수개월까지 지속될 수 있습니다. 특히 신경말단이 손상되었을 경우, 회복은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증상이 단지 감각 둔함에 국한되어 있고 통증, 힘 빠짐, 보행 장애 등 다른 이상이 없다면 심각한 신경계 질환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그러나 호전이 없다면 다음을 권유드립니다:

족부 전문 정형외과 또는 말초신경 특화 (초음파검사 잘하는)신경외과에서 족부 신경 포착 여부를 확인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신경의 회복을 돕는 비타민 B군(메코발라민), 알파리포산 등을 포함한 신경영양제 복용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현재는 보존적 치료 중으로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통증 없이 감각 이상만 있을 경우 보통은 자연 회복 가능성도 높은 편이지만,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된다면 초음파 가이드하에 신경 하이드로다이섹션등을 통하여 치료를 받아보세요

빠른 회복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