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가출 관련 안녕하세요.부모님과 진로 관련 의견이 맞지 않아서 시위하는 뜻으로 3일 정도
안녕하세요.부모님과 진로 관련 의견이 맞지 않아서 시위하는 뜻으로 3일 정도 가출 계획하고 있습니다.몇 달간 계속 대화로 풀어나가보려 했지만 도저히 해결되지 않아 가출하는 겁니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라는 말은 필요 없습니다. 우선 생각하고 있는 숙박 장소는1. 지하철 화장실2. 찜질방이 있는데 지히철 화장실이 위험하진 않은지 궁금합니다.그리고 찜질방은 잠자는 구멍 안에서 자고 있으면 10시 넘어도 굳이 미성년잔지 확인하지 않는다던데 사실인가요?제가 생각하고 있는 장소 외에도 추천해주실 곳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아 참고로 17세 남자입니다.
먼저, 몇 달 동안 대화를 시도해보려 했다는 점, 그리고 상황을 감정적으로만 대응하지 않고 나름의 방법을 고민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만큼 힘들었을 거라는 점, 충분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단순한 가출"이 아니라 의사 표현의 한 방법으로 3일간의 시위를 계획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상담사로서 한 가지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몸을 가장 위험에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내 마음을 표현하는 건 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당신의 진로와 인생은 중요한 만큼, 그걸 알리고 싶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가출은 많은 위험 요소를 내포하고 있으며, 특히 미성년자일 경우 예상치 못한 상황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들어올 수 없는 시간대에는 범죄 노출 가능성도 큽니다.
당장은 조용해 보이지만, 무방비 상태로 있을 경우 금전 갈취, 폭행, 성범죄 등의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찜질방은 밤 10시 이후 미성년자 혼숙이 제한되어 있지만, 실제로 다소 느슨하게 운영되는 곳도 있습니다.
구멍 안(찜질방 내부 방)에서 자고 있으면 직원이 잘 확인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 미성년자로 확인될 경우 퇴실 조치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혼자 자는 청소년을 노리는 성범죄자나 도난 위험도 있기 때문에 완전히 안전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대안 공간 (그래도 집이 아닌 다른 공간이 필요하다면)
각 지역에 있는 청소년 지원센터, 청소년쉼터는
가족 갈등, 학업 문제, 정서적 어려움 등으로 고민 중인 청소년들이 잠시 머무를 수 있는 공간입니다.
1388로 전화하거나 문자,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상담 가능해요.
학교에 있는 경우엔 학교 내 상담교사나 Wee 클래스에 요청해볼 수 있고,
지역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Wee센터는 외부에서도 접수할 수 있습니다.
아주 잠시 머무를 수 있는,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지인 혹은 친척이 있다면
위험한 공공장소보다 훨씬 안전한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17세는 인생에서 가장 예민하고 중요한 시기입니다.
부모님이 이해하지 못하는 진로에 대해 존중받지 못할 때 얼마나 상처가 되는지,
지지받지 못한 채 혼자 고군분투하는 느낌이 얼마나 외로운지 상담 현장에서 자주 듣습니다.
당신이 느끼는 고통과 외로움은 ‘이 시기만 지나면 괜찮아질 문제’가 아니라, 지금 바로 살펴봐야 할 감정이라는 겁니다.
그렇기에, 지금은 몸이 아닌 마음으로 시위할 수 있는 방법을 더 고민해볼 수 있다면
그건 오히려 더 성숙한 태도이고, 당신이 잘못되거나 약해서가 아니라
올바르게 표현할 줄 아는 강한 사람이라는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질문을 남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자신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입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싶은 어른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도움이 필요하거나 더 자세한 상담을 원하신다면
마음을 돌보고 성장할 수 있는 여정을 선택하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