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성인인데 지금 있는 모든 연을 다 끊고 싶습니다 새 출발 이런 게 아니라 다 끊고 혼자서 살고 싶어요 원래 사람이랑 같이 있는 걸 안 좋아하는 편이였는데 요즘 더 심해진 거 같아요 예전에 인간관계 때문에 혼자 스트레스 받는거 때문에 우울감도 심해져서 혼자서 별짓을 다 했습니다 반팔도 못 입어서 6년 내내 더워 죽을 뻔했고 솔직히 왜 그렇게 다들 열심히 사는지 모르겠어요 부모님이 병원은 안 좋아하셔서 자의로 상담 몇 번 갔었는데 관뒀습니다 최근에 친구들이 막 우리 우정이 어쩌고 하는데 스트레스받아서 끊었던 담배도 다시 피우고 있어요 저는 정말 사람들과의 상호작용 없이 살 수 있을 거 같은데 친구관계나 그런 거 다 끊으면 사람은 혼자서 절대 못 산다고 후회한다고 말씀하시는데 정말인가요? 인간관계 다 끊고 혼자 외롭게 살기 전에 스트레스받아서 죽을 거 같은데 제가 너무 과민반응하는 걸까요? 이미 예전에 몇 번 인간관계 정리한 적이 있어서 지금 남아있는 10명 제외하면 친구도 없는데 그냥 둬야 할까요? 연애나 결혼은 어차피 못할 거 같아서 상관없습니다
지금 적어주신 글만 봐도 오랜 시간 동안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많이 지치고, 혼자 있고 싶은 마음이 커진 게 느껴집니다. 누구와 함께 있든 불편하거나 피로감을 크게 느끼는 성향을 가진 분들도 분명 있고, 또 인간관계로 받은 상처가 누적되면 "아예 다 끊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너무 예민하다"거나 "틀렸다"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몇 가지 구분해서 생각해볼 필요는 있습니다.
사람이 사회적 동물이라서 관계가 아예 하나도 없는 상태로 장기간 지내면,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외로움·고립감이 심해지거나 우울이 심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게 꼭 "친구가 많아야만 행복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어떤 분들은 가족 한두 명, 혹은 온라인에서 가볍게 연결된 사람 정도로도 충분히 균형을 맞추며 살아가기도 합니다. 즉 "다 끊어야 한다 vs 무조건 이어가야 한다"의 극단적인 선택이 아니라,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소한의 관계만 유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습니다.
또,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우울감 때문에 예전에 자해 흔적이 남을 정도로 힘든 시기를 겪으셨다면, 단순히 인간관계 문제만이 아니라 마음이 많이 지쳐 있는 상태일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땐 관계를 끊는 것만으로 해결이 되지 않고, 오히려 더 고립되어서 생각이 깊어질 위험이 커질 수 있어요. 부모님이 병원에 부정적이셔도, 성인이 되면 본인이 직접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이나 심리상담을 이어가실 수 있습니다. 전문적인 도움은 혼자 버티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고 효과적이에요.
결론적으로, 관계 때문에 힘들다면 "모두 다 끊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버틸 수 있는 만큼만 좁혀서, 최소한의 안전망은 남겨두자"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게 후회가 덜합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스트레스 때문에 다시 담배를 찾거나 "죽을 것 같다"는 표현까지 나오는 상황이라면, 혼자 감당하기보다는 꼭 상담 창구를 다시 연결하시는 걸 권해드려요.